피할 수 없는 시간
피할 수 없는 시간 영국 런던에서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는 80대 치매 노인 안소니. 그를 찾아오는 건 딸 앤뿐이다. 안소니는 늘 차는 시계를 매번 어디에 뒀는지, 딸이 결혼했는지 이혼을 했는지 종종 잊지만,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억이 뒤섞여 갈수록 지금의 현실과 사랑하는 딸, 그리고 자신까지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진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더 파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치매 환자 시선에서 그려진 밀도 높은 심리극이다. 치매의 세계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구분되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섞이고, 사람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그런 치매 심리의 구조가 영화에 그대로 담겨 있다. 안소니가 요양 병원에서 “내 이파리가 다 떨어진 것 같다”며 흐느끼는 장면은 가슴을 저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