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골프장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짙게 물들어 있다. 노란 은행나무 잎을 배경으로 빨간 단풍이 어우러진 자태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나무 아래는 떨어진 낙엽이 만들어낸 울긋불긋한 모자이크가 눈을 현란하게 만든다. 가을 단풍 풍경에 대해 법륜스님이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한 것이 기억난다. 봄꽃은 떨어지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지만 가을 단풍은 떨어지면 우리를 사색하게 만든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브 샷을 날리면 하얀 공이 코발트색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른 뒤 붉은 단풍나무를 지나 황금빛으로 변한 잔디에 안착한다. 억새풀이 높이 자란 샛길을 지나 코스를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장끼가 푸드덕 날아올라 소스라치게 놀란다.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큰 연못에서는 오리 등이 한가롭게 유영을 하고 있다. 여름철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