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10

[ 여름 밤 ] [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 여름 밤 ] 노천명 앞벌 논가에선 개구리들이 소나기 소리처럼 울어 대고, 삼밭에선 오이 냄새가 풍겨오는 저녁, 마당 한 귀퉁이에서 엉겅퀴, 다북쑥, 이런 것들이 생짜로 들어가 한 데 섞여 타는 냄새란 제법 독기가 있다. 거기에는 모깃불 이외의 값진 여름 밤의 운치가 있다. 달 아래 호박꽃이 화사한 저녁이면, 군색스럽지 않아서 좋은 넓은 마당에는 모깃불이 피워지고, 그 옆에는 멍석이 깔려지고, 여기선 여름살이 다림질이 한창 벌어진다. 멍석에 이렇게 앉아 보면, 시누이와 올케도 그렇게 정다울 수가 없고, 지긋한 나이를 한 어머니가 큰 아기에게 다림질감을 붙잡히고 들려주는 별처럼 머언 얘기가 그렇게 진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저녁, 함지박에는 갓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오란 옥수수가 먹음직스럽게 담..

활동과 취미 2022.07.23

And I Love You So

And I Love You So And I love you so 이토록 당신을 사랑합니다 The people ask me how I've lived till now 어떻게 살아왔냐고 누가 물으면 I tell them I don't know 나는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릅니다 I guess they understand 내가 얼마나 외롭게 지내왔는지를 How lonely life has been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But life began again 어느날 당신이 내 손을 잡아 주었을 때 The day you took my hand 내 인생이 새로운 출발을 했답니다 And yes 네,정말 그랬습니다 I know how lonely life can be 내가 알고 있는 인생은 외롭기만 했고 The..

활동과 취미 2022.07.16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시인 정호승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다. 이토록 인간의 외로움을 잘 표현한 문학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특히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에서 우리는 슬픔보다 안도감을 느낀다. 나만 외..

세상과 만상 2022.07.16

*새들은 바람이 강한 날 집을 짓는다

*새들은 바람이 강한 날 집을 짓는다 정호승 시인은 ‘새들은 바람이 강한 날에만 집을 짓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높은 나무 가지 위에 위태롭게 보이는 둥지는 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새들은 바람이 강한 날에 집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배우지 않았어도, 새들은 바람이 없는 날에 편하게 집을 지으면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는 둥지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고치에 있는 나비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밖에서 고치를 열어주면 나비는 결코 하늘을 날 수 없다고 합니다. 스스로 고치를 열고 나와야만 날개에 힘이 생겨서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타면 엉덩이가 아프기 마련입니다. 다리의 근육도, 팔의 근육도 아프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려면 그 과정을 이겨내..

사색과 방황 2022.07.14

나그네 인생길

나그네 인생길 - 여 풍(旅 風) 나그네 인생길 걸어 가노라면 외롭고, 마냥 쓸쓸함을 어찌할 수 없지만 그래도 무언지 모를 한가닥 위안이 있음을 느낀다 바람이 인다 나그네 숨결따라 바람이 인다 보이진 않아도 살며시, 때로는 조금 세게 몸을 감싸고 불어오는 바람 슬며시 없어지다 다시 또 다가와 나그네 인생길 함께 동행해 주는 바람 그 바람이 있어 나그네 인생길 마냥 외롭기만 한 것도 아닌걸 다시 또, 바람이 인다 보이진 않아도 나그네 숨결따라 바람이 인다 살며시, 때로는 조금 더 세게

활동과 취미 202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