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만상

'로보어드바이저' / 로보(robo)와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

여풍2 2016. 4. 21. 23:18

2016.04.21. 08:59

복사 http://blog.naver.com/keri1981/220689166100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 잘 보셨지요?

올해 초부터 인공지능기술(AI)이 최대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바둑 대결뿐만이 아닙니다.

증권가에서도 '로봇'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죠. 구체적으로 말하면 '로보어드바이저'입니다.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해 종목이나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운용한다는 개념입니다. 



주요 은행과 증권사 등은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쿼터백 R-1’이라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선보였어요.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펀드에 투자하면 좋을지

알려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과연 로봇이 종목을 골라주고,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할 지 알려준다는데 과연 잘 맞을까요? 


일단 초기 성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쿼터백투자자문 투자일임상품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2%대 후반입니다(3월 말 기준).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8%대쯤 됩니다. 연 1%대 저금리를 감안하고,

글로벌 증시 불안에 많은 펀드가 손실을 기록한 점을 생각하면 선방한 거죠. 



로보어드바이저를 이해하려면 먼저 어떤 원리로 투자처를 고르는 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로보어드바이저가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과거에도 '퀀트'라는 이름으로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종목을 고르는 방법이 있었죠.

기업 실적이나 거래량 추이, 과거 주가 움직임 등을 따져 주가를 예측한 겁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라고 봅니다. 


주요 업체별로 살펴보죠.

씽크풀의 로보어드바이저 ‘라씨(RASSI)'는 실적이 좋은지 또 주가는 가치보다 싼지(저평가)를 따져 종목을 나눕니다.

먼저 분기 실적을 토대로 전체 상장사를 네 그룹으로 나누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종목은 1그룹,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면 2그룹, 전분기 대비 증가는 3그룹, 감소는 4그룹입니다.

그다음,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ROA(총자산순이익률),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 등의 투자지표에 기초해

과거보다 실적 성장 가능성이 커졌거나 높은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는 종목을 발굴합니다.

여기에 시가총액 비중이 하락했거나 실적이 크게 개선돼 저평가 가치가 높아진 종목을 추려내죠. 


예를 들어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최근 9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노루페인트나

전년 대비 130% 넘게 영업이익이 급증한 오스템 등이 씽크풀의 추천종목 명단에 올랐습니다. 


앤드비욘드투자자문의  ‘리치로보(richrobo)'는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합니다.

과거 10년 이상의 재무지표와 주가, 거래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주가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를 산출하죠.

이렇게 나온 지표에 매니저의 경험과 직관을 더해 종목 선정 모델을 완성합니다.

리치로보는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 투자목적, 투자비중, 기대수익, 손실 감내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객 목적에 최대한 근접하는 투자 경로를 도출해 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스마트포캐스트의 ‘빅터'도 인상적인 알고리즘을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의 투자심리를 분석한다는 개념인데요.

포털사이트, 온라인 뉴스, SNS 등에 올라오는 관련 정보를 토대로

유망종목을 선정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투자자 대부분이 온라인상에서 주식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좀 자세히 볼까요?

먼저 자연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상에서 하루 180억건 이상의 주식 관련 자료를 수집하죠.

그다음 대용량 데이터처리 기술로 각 키워드의 확산도를 추출한 뒤 이를 종목별로 분석합니다.

각 키워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합산해 상승요인이 큰지 하락요인이 큰지 판단해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신호를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포캐스트가 추천한 ‘선데이토즈'의 경우

 ‘애니팡 프렌즈'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 ‘IP' 등이

주가 상승과 관련된 연관검색어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이들 연관검색어의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면

주가 상승을 점칠 수 있다고 해석하는 식이지요. 


금융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는 이유가 뭘까요?

투자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지요. 여기에 더해 비용절감을 노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RBS(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지난해 투자자문역 220명, 보험상품자문역 200명 등

500명의 투자인력을 감원하는 대신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했습니다. 


기술적인 한계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도출해 낸 자산 배분 결과를

사람이 받아 다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기초적인 활용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 호황기에 출시돼 침체기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 충격에 대응하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알파고에서 봤듯 자체 학습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업계에서는 향후 단순한 투자 안내를 넘어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서비스가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고 판단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컴퓨터 알고리즘(연산방식)을 활용해 개인의 자산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