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여행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여풍2 2018. 2. 13. 15:35


산악보도교는 산행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다. 끊긴 등산로를 잇고 험로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산악보도교의 존재 이유다.

경기 파주 감악산의 출렁다리, 경북 봉화 청량산의 하늘다리, 전북 진안 구봉산의 구름다리 등 우리나라 대표 산악보도교

대부분이 그런 목적으로 설치됐다. 하지만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는 조금 다르다. 편의보다는 재미에 무게중심이 실렸다.

계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원주의 핫플레이스, 스릴 만점 소금산 출렁다리는 그렇게 태어났다.

 

국내 최장·최고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원주시청 제공) 국내 최장·최고를 자랑하는 소금산 출렁다리<사진제공·원주시청>


간현관광지의 새로운 명물, 소금산 출렁다리

소금산 출렁다리는 원주를 대표하는 여행지, 간현관광지에 있다.

소금산(343m)이 뒤를 받치고 섬강과 삼산천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그 아름다움을

“한수를 돌아드니 섬강이 어디메뇨, 치악이 여기로다”라고 노래했고,

<토정비결>로 유명한 토정 이지함은 전국 명소를 돌다

이곳 경치에 반해 상당 기간 머물며 유유자적했다고 전한다.

7080세대에게도 간현관광지는 특별한 공간이다.

1990년대까지 최고의 피서지로 사랑받던 간현관광지는 당시 대학생들에게 섭외 1순위 MT 장소였기 때문.

강변 모래톱에 둘러앉아 통기타 치며 노래하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이제 추억으로 남았지만

유려한 물길과 우뚝한 산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아름답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 200m의 국내 최장 산악보도교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 200m의 국내 최장 산악보도교다.  


간현관광지는 1990년대까지 최고의 피서지로 사랑받던 곳이다. 

간현관광지는 1990년대까지 최고의 피서지로 사랑받던 곳이다.


2000년대 들어 침체기를 걷던 간현관광지가 최근 새롭게 뜨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출렁다리.

우리 산에는 이미 출렁다리 혹은 구름다리, 하늘다리라 부르는 산악보도교가 꽤 많은데, 왜 하필 소금산 출렁다리일까.

자, 그럼 소금산 출렁다리를 만나기 전에 이 다리의 매력부터 하나하나 짚어보자.

일단 소금산 출렁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산악보도교다. 길이가 200m나 된다.

소금산 출렁다리가 생기기 전까지 국내 최장 산악보도교였던 파주 감악산(675m)의 출렁다리 길이가 150m이니 제법 차이가 난다.

다음은 지상고. 소금산 출렁다리는 우리나라 산악보도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상고를 자랑한다.

앞서 언급한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의 지상고는 45m,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 800m에 설치된 봉화 청량산(870m) 하늘다리의 지상고도 70m 정도다.

그럼 소금산 출렁다리의 지상고는? 아파트 40층 높이와 비슷한 100m다.

소금산 출렁다리를 국내 최장·최고의 산악보도교라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금산 출렁다리의 지상고는 100m나 된다. 소금산 출렁다리의 지상고는 100m나 된다.

놀이기구보다 짜릿한 스릴


소금산 출렁다리의 진정한 매력은 놀이기구 못지않은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비밀은 바닥.

소금산 출렁다리는 길이 200m에 이르는 바닥 전체에 격자형 강철 소재(스틸 그레이팅)를 깔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가장 높게 만든 것도 부족해 바닥까지 숭숭 뚫어 놓았다는 말씀. 활짝 열린 하늘과 구멍 뚫린 바닥.

거기에 굵은 철사로 엮은 난간까지. 사방이 제대로 뚫렸으니 다리 위에 서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수밖에 없다.

주탑 없이 제작한 현수교의 특성상 위아래로 흔들리는 출렁다리의 기본에도 무척 충실하다.

걷는 것만으로도 웬만한 놀이기구보다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심장 약한 이용자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바닥 중앙을 뺀 양옆을 조금 더 촘촘한 스틸 그레이팅으로 마감한 것.

그래도 여전히 발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는 건 함정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로 연결된 바위오름터에서 솔개미둥지터 구간은 산길을 따라 우회하는 코스도 있어

오고 가며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길을 걸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격자형 강철 소재로 바닥을 마감했다. 아래가 훤히 보이는 다리. 아래에서 위로 다리를 올려다 보는 뷰. 아찔하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격자형 강철 소재로 바닥을 마감했다.

 

모든 놀이기구가 그렇지만 스릴의 기본은 안전이다. 소금산 출렁다리도 최고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안전설비를 갖췄다.

지름 40mm 특수도금 케이블을 8겹으로 꼬아 연결한 소금산 출렁다리는 70kg 성인 1285명, 그러니까 90t의 무게를 버틸 수 있고,

초속 40m의 바람에도 끄떡없게 설계됐다. 초속 40m의 바람은 보퍼트 풍력계급표에서 최고 등급으로 분류되는

]‘싹쓸바람(Typhoon)’보다 훨씬 강한 바람이다. 1.5m의 다리 폭은 두 사람이 교행하기에 넉넉한 너비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90t의 무게와 초속 40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90t의 무게와 초속 40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소금산 출렁다리의 아찔함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발품은 필수다.

해발 100m 높이에 설치된 시설이니만큼 그 정도는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소금산 등산로 입구에서 출렁다리가 있는 바위오름터까지 500m.

제법 가파른 길이지만 전체 구간에 산뜻한 나무 계단을 설치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오를 수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로 가는 등산로 입구 등산로 입구에서 출렁다리까지는 산뜻한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다.

[왼쪽/오른쪽]소금산 출렁다리로 가는 등산로 입구 /

등산로 입구에서 출렁다리까지는 산뜻한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다.


출렁다리에 발을 들이기 전, 워밍업 삼아 스카이워크를 걸어보는 것도 좋다.

출렁다리 옆 삼산천이 바라보이는 절벽 위로 삐죽 튀어나온 스카이워크는 짧은 거리지만

출렁다리와 마찬가지로 바닥 전체를 스틸 그레이팅으로 처리해 출렁다리의 스릴을 미리 체험해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소금산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는 올 한 해 무료로 개방되며

이용시간은 동절기(11월~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하절기(3월~10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아래에서 스카이워크를 올려보고있는 뷰 소금산 출렁다리 옆에 있는 스카이워크

소금산 출렁다리 옆에 있는 스카이워크

절경 품은 작은 금강산을 만나다. 소금산


소금산 출렁다리를 걸으며 절경을 감상했다면, 작은 금강산이라 부르는 소금산 산행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아니, 꼭 한번 올라보기를 권한다.

소금산에 올라야 비로소 ‘S’자로 휘돌아 섬강에 몸을 섞는 삼산천과 삼산천을 포근히 감싼 소금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송강 정철과 토정 이지함이 지극히 사랑한 간현협곡의 아름다움은 이곳에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개미둥지터에서 산정까지는 완만한 경사로와 능선으로 이어진다. 등산객의 뒷모습

솔개미둥지터에서 산정까지는 완만한 경사로와 능선으로 이어진다.


출렁다리가 끝나는 솔개미둥지터에서 소금산 정상을 잇는 800m 산길은

완만한 경사와 능선이 번갈아 이어져 누구나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를 만하다.

한데, 막상 정상에 서면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정상석이 아니었다면 산정인지도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밋밋한 풍경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은 금물.

이정표를 좇아 ‘404 철계단’ 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거짓말처럼 하늘이 열리면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풍광이다.

방금 지나온 소금산 출렁다리는 물론 삼산천과 섬강,

그리고 병풍처럼 솟은 다부진 치악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암봉 위에 홀로 선 주목도 그 자태가 여간 멋스러운 게 아니다.


소금산 암봉에서 만날 수 있는 간현협곡의 절경 소금산 암봉에서 만날 수 있는 간현협곡의 절경


암봉 위 주목 암봉 위 주목


암봉 을 지나면 본격적인 하산길이다. 소금산의 명물 404 철계단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철계단과 흙길을 번갈아 걸어야 하는 하산길은 바위가 많고 가팔라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하산 코스가 남쪽에 면해 한겨울이지만 결빙 구간이 거의 없다는 것.

그래도 겨울 산행, 특히 내리막에서는 안전을 위해 아이젠을 반드시 착용하는 게 좋다.

가파른 404 철계단이 부담스럽다면 무리해서 진행하기보다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겨울 산행에서 무모한 시도는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소금산 원점회귀 산행은 전체 3.5km 정도로 길지 않아 천천히 걸어도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404 철계단’이 시작되는 직벽 구간 간현관광지 아래에서 본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

[왼쪽/오른쪽]‘404 철계단’이 시작되는 직벽 구간 / 간현관광지 아래에서 본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


미로예술시장과 중앙시장 소고기골목


소금산 산행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원주 시내를 들른다면 미로예술시장에 가보자.

원주는 한양과 강원을 잇는 행정과 물류의 중심이었다.

강원도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임산물, 수산물은 모두 원주로 모였다.

원주의 장터 문화는 그렇게 발전했다.

원주의 장터 문화를 잇는 미로예술시장은 원주중앙시장 2층에 있다.

원주중앙시장을 포함해 자유시장, 중원전통시장, 중앙시민전통시장,

민속풍물시장 등이 모인 시장거리의 중심이다.

중앙시장 2층, 짧은 계단을 올라서면 아기자기한 상점이 촘촘하다.

다온의 이야기, 열공사포, 쁘띠캔들, 꿈 등 이름도 개성이 넘친다.

다양한 이름만큼 취급하는 품목도 가지가지.

시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는 기본이고,

가죽 제품과 강정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형 상점도 여럿이다.

미로예술시장에서는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둘째 주 주말에

플리 마켓과 다양한 공연이 어우러진 미로카니발을 개최한다.


저녁이면 운치있는 조명이 붉을 밝힌다 등산객의 뒷모습

[왼쪽/오른쪽]저녁이면 운치있는 조명이 붉을 밝힌다 / 미로예술시장의 개성 넘치는 매장들


미로예술시장을 둘러본 뒤에는 중앙시장 소고기골목도 놓치지 말자.

자글자글 숯불로 구워낸 소고기 한 점 입에 넣으면 원주로 떠나온 여행의 행복은 두 배로 커진다.


중앙시장 소고기골목에서 맛보는 한우 중앙시장 소고기골목에서 맛보는 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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