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아시지요?
생전에 딱 1점의 그림만 팔렸을 뿐더러
그가 죽자 친척들은 그의 그림을
모두 불태워버리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이제 최고가(最高價) 입니다.
역설적 인생이라 할까요?
신학자 헨리 나우웬은 『반 고흐와 하나님』이라는 책에서
이런 고흐의 삶을 “상처 입은 치유자”로 표현 했습니다.
격찬입니다.
예수님 스타일이라는 평가인 셈이니까요.
고흐가 화가의 길을 가기 전에
잠깐 ‘전도사’ 사역을 했다는 이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의 첫 설교(1876.10.29) 원고가 남아있습니다.
3일 후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
그 때 원고를 정리해 넣었기 때문이죠.
그 편지에서 고흐는 이렇게 말합니다.
설교단에 섰을 때,
누군가가 땅속 어두운 동굴에서 밝은 대지로
빠져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
내가 어딜 가든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흐뭇해져.
그런 일을 잘 하려면, 복음의 심장이 있어야 해.
주님께서 그것을 내게 주셨으면 좋겠어.”
그 설교의 끝 부분에는 말로 된,
너무도 아름다운 그림이 들어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순례자의 길입니다.
언젠가 매우 아름다운 그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녁 풍경이었습니다.
오른편 멀리에 저녁 안개에 감싸인
푸르스름한 언덕들이 보였습니다.
그 위로 장엄한 석양과 금빛, 은빛, 보랏빛으로 물든
잿빛 구름이 있었고요.
노란 잎과 풀로 덮인 황야 같은 들판이었습니다.
가을이었습니다.
들판을 지나, 멀고 먼 높은 산으로 길이 향해 있었고
그 산 위에는
일몰의 영광이 드리워진 도성이 있었습니다.
그 길을 지팡이를 든 순례자가 가고 있습니다.
(…)
순례자는 슬퍼하면서도
여전히 즐겁게 길을 갑니다.
아득히 걸어왔고 갈 길이 멀어 슬픕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는 이유는
붉게 물든 석양 속에서
빛나는 영원한 도성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상상의 캔버스에
아름다운 순례자의 그림이
절로 그려졌을 겁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이 이랬을까요?
지리산 길도 석양엔 저럴까요?
설교자 고흐는 이렇게 말하겠죠.
“주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슴에 품은
당신의 삶을 저런 그림으로 보신답니다.”
“놀라운 진리를 보는 순례자”(시 119:18~19)로
신앙의 길, 뚜벅뚜벅 걸으시길 기도합니다.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
나는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사오니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신명기 34장 1-12
1. 모세가 모압 평원, 여리고 맞은쪽에 있는 느보 산의 비스가 봉우리에 오르니
주님께서는 그에게, 단까지 이르는 길르앗 지방 온 땅을 보여 주셨다.
2. 또 온 납달리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땅과 서해까지 온 유다 땅과
3.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에서 소알까지 평지를 보여 주셨다.
4. 그리고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들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땅이다.
내가 너에게 이땅을 보여 주기는 하지만, 네가 그리로 들어가지는 못한다.
5. 주님의 종 모세는, 주님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서,
6. 모압 땅 벳브올 맞은쪽에 있는 골짜기에 묻혔는데, 오늘날까지
그 무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7. 모세가 죽을 때에 나이가 백스무 살이었으나,
그의 눈은 빛을 잃지 않았고, 기력은 정정하였다.
8. 이스라엘 백성은, 모압 평원에서 모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간이
끝날 때까지, 모세를 생각하며 삼십 일 동안 애곡하였다.
9. 모세가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안수하였으므로,
여호수아에게 지혜의 영이 넘쳤다. 이스라엘자손은,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여호수아의 말을 잘 듣고 그를 따랐다.
10. 그 뒤에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나지 않았다.
주님께서는 얼굴과 얼굴을마주 대고 모세와 말씀하셨다.
11. 주님께서는 그를 이집트의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보내셔서, 놀라운 기적과 기이한 일을 하게 하셨다.
12. 온 이스라엘 백성이 보는 앞에서, 모세가 한 것처럼,
큰 권능을 보이면서 놀라운 일을 한 사람은 다시 없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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