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방황

미소의 위력

여풍2 2021. 5. 28. 12:16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에 대해선 누구나 친숙할 것이다.

특별하고 멋진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일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동화이다. 

생떽쥐베리의 다른 작품들, 산문과 중단편 소설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생떽쥐베리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싸운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전투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스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웠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미소(Le Sourire)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단편소설을 쓴 적이 있다.

이것이 자서전적인 이야기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투 중에 포로가 돼 수용소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이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전투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보아 그가 다음 날 처형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내일은 그가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날이다. 간수들도 그의 감방 근처로는 오지 않았다.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을 길 없었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다행히 한 개피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도 힘이 들었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빼앗아버린 것이다.

나는 창살 사이로 감방 통로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가 우연히 지나가던 간수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자와 누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것인가?

나는 그를 불러서 물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기 위해 걸어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성냥을 켜는 사이에 무심결에 그의 시선이 내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을 수도 있고, 어쩌면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까
미소를 안 지을 수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우리 두 인간의 영혼 속에 하나의 불꽃이 점화되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소는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미소가 피어나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구말구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허둥지둥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다시는 못 볼 것이 두렵습니다”하며 사진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그날 밤, 사형수는 사랑하는 가족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어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조용히 복도를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낮에 만난 바로 그 간수였다.

그는 조용히 감방문을 열고, 사형수를 안내하고는 산쪽으로 가라고 손짓하였다.

그의 손짓에 사형수는 고맙다는 고갯짓을 하고는 산을 향해 달려갔다.

그날 이후 아무도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
그렇습니다.

 

미소는 피곤한 자에겐 휴식이 되고,
좌절한 자에겐 용기를 주며,
슬퍼하는 자에겐 위로가,
번민하는 자에겐 자연의 해독제가 됩니다.

돈을 주고 살수도 없으며,
빌릴 수도 훔칠 수도 없습니다.

미소의 위력을 갈파한 랍비 S. R 허시의 말입니다.

 

데 꼴로레스~~^^

데 꼴로레스(빛과 함께)

1. 봄이라 울긋 불긋 삼라만상 영롱하고

    뜰 앞에 지저귀는 새들 또한 다채롭다.

    저 너머 무지개도 눈 부시듯 찬란하다.

 

    후렴: 이렇듯 다채롭기 그지 없는 만상과 주님의 큰 사랑이 내 맘에 들어요.

2. 장닭이 소리높여 끼리 끼리 끼리 끼리 끼리

    암닭이 받아 울며 까라 까라 까라 까라 까라

    병아리 뿅뿅 뛰며 삐오 삐오 삐오 삐오 삐오

[출처] [꾸르실료 노래] 데 꼴로레스(De Colores) |작성자 먼훗날

 

'사색과 방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우디 승용차와 손수레  (0) 2021.06.02
이스라엘아 들으라  (0) 2021.05.31
有短取長  (0) 2021.05.16
Amazing Grace - Sohyang  (0) 2021.05.15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0) 2021.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