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만상

김민기 1집 - 김민기 (대중음악 100대 명반 3위)

여풍2 2018. 11. 4. 07:06

대중음악 100대 명반 3위

김민기 1집

김민

 

아티스트 : 김민기

음반 이름 : 김민기

음반 구분 : 정규, studio - 1집

발매 일자 : 1971 / 대한민국

  

 

수록곡들

1. 친구

2. 아하 누가 그렇게...

3. 바람과 나

4. 저 부는 바람

5. 꽃피우는 아이

6. 길

7. 아침이슬

8. 그날

9. 종이연

10. 눈길 (경음악) 

 

전곡듣기

 

 

 

1971년에 나온 김민기의 유일한 정규 앨범은

우리 대중음악사에서 이른바 ‘전설’이란 명칭에 값할

많지 않은 음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전설은, 이 음반이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량 압수 수거되고

이후 초희귀본으로 고가에 거래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민기 본인이 오랫동안 정치적 박해와 금지의 사슬에 묶인 채

금기의 시절을 살아야 했다는 사실에 기인한 바 크다.

 

그러나 이 음반의 가치는 그런 데에만 있지 않다.

이 음반은 당시까지 서구 모던 포크의 번안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의 이른바 통기타 가요가

한국 젊은이들의 정신과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 양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음반이고,

스스로 작사 작곡하고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시대의 도래를 알린 음반이며,

대중가요가 그저 그런 사랑과 이별, 눈물뿐 아니라 깊은 철학적 사색과 시대적 고민을 담는

예술적 산물일 수 있음을 보여준 음반이기도 한 까닭이다.

 

이 음반이 흔히 통기타 가요로 통칭 되는 70년대 초반

한국적 모던 포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음악적 색깔은 의외로 다양하고 폭넓다.

클래식 기타의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주조로 한

‘친구’ ‘저 부는 바람’ ‘꽃 피우는 아이’ ‘그날’ 등이

정갈한 통기타 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면,

정성조 쿼텟의 반주로 녹음된 ‘아하 누가 그렇게’ ‘바람과 나’ ‘길’ ‘종이연’ 등은

재즈의 자유분방한 사운드를 연상케 한다.

그런가 하면 피아노와 현악으로 연주된 ‘아침이슬’은 다분히 클래식 느낌을 준다.

말하자면 이 음반은 단순소박한 통기타 사운드에 머물던 한국 포크음악을 음악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음반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물론 이 음반의 사회사적 가치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음반이 나온 70년대 초가 어떤 시대였던가.

3선 개헌과 함께 한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가 당선되면서 극악한 군사 독재의 영구집권 체제가

예고되고 개발독재의 모순이 터져 나오면서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었는가 하면, 이른바 퇴폐풍조를

추방한다며 젊은이들의 장발과 미니스커트까지 단속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시기이다.

당대의 젊은이들이 이 질식할 듯한 분위기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불만을 느끼고

자유를 꿈꾸기 시작했을 때, 새롭게 유입된 모던 포크와 록음악, 그리고 장발과 청바지 같은

히피 스타일이 그들의 욕망을 출시키는 수단으로 채택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들을 흔히 청년문화라 부르지만 단지 캠퍼스 통기타와 청바지, 장발뿐이었다면

청년문화란 명칭은 적절치 않았을 것이다.

 

이 음반에 담긴 노래들, 그리고 이후 주로 양희은의 목소리로 표현된 김민기의 노래들은

이 새로운 사조에 하나의 짙은 자의식을 새겨 넣어 주었다. 단순하고 즉물적인

기존 대중가요 노래말과 달리 깊은 정신적 울림을 가진 그의 노래말은 당대의 젊은 대학생들이

사회와 현실 속에서 느끼는 정신적 갈등을 대변해 주었다.

 

그의 노래가 없었다면, 이 음반이 없었다면, 70년대 초의 청년문화는

그저 하나의 소비적 유행사조 정도로 치부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음반은 70년대 청년문화의 ‘청년다움’을 완성시킨 음반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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