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파트 같은 동에사는
동기 법대생이 보내온 좋은 글입니다(카톡글)
가을이 가고있다!
겨울을 재촉하는 적지않은 양의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네.
은행나무 가로수가 노랗게 다 물들기도 전에 떨어져 나딩굴고 있고...
일본의 어느 작가가 은퇴후 늙어가는 남정네를
비에 젖은 낙엽이라 표현했는데 비에 젖은 은행잎 신세가 꽤 처량맞아 보이네.
70 이 넘어가는 우리를 젊은이들이 그렇게 느낄가? 염려되구나.
일전에 서울대생을 상대로 "부모가 몇세까지 살아 계셨으면 좋은가?" 하는 물음에 62세라고 답했고
그 이유는 퇴직금을 다 소진하기 전에 가셨으면 한다는 글을 신문에서 본적이 있네.
이게 제대로 된 여론조사는 아니라고 보나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
조금 우울한 이 기분은 날씨 탓이고,
밝고 청명한 가을 하늘에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의 산은 화려한 봄꽃이 아름다운 산 보다
더 찬란하고 깊이있는 자연의 멋이 있어서 나는 가을 산을 참 좋아하네.
어제 오후에 서울근교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란 곤지암 화담숲에 갔었지.
듣던바 대로 붉게 물든 단풍을 실컷 보았네.
참으로 예쁘게 가꾸어 놓은 아름다운 동산이나
자연스러움 보다 인공적으로 만들것 같이 느껴저 감응이 덜 하였네.
흡사 성형수술 잘한 미인을 보는 듯 하였으나 자연 미인이 아닌 인공미인도 예쁘긴 하지.
70 전후의 우리 나이를 가끔 계절로 비유해 보면 내 생각에는 지금 딱 이 시기가 맞다고 보네.
흰 헤어는 빨갛고 노란 단풍이고 아침.저녁 스산한 바람은 근육이 조금 줄어든 우리들의 체형이며,
아직도 노신사의 멋을 내고 싶고
예쁜 것을 보고 예쁘다고 느낌은 가을에도 한낮의 따스함에 비유될 수 있다고 보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시월의 마지막 날 쯤이 아닐까!
이 늦 가을의 멋진 모습을 좀 더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육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정신적으로 너그러워 지며 용서하고 사랑하는
포용력 있는 인품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네.
오히려 가벼운 말에 서운해 하고
잘 노여움을 느끼며 작은 갈등도 쉽게 풀지 못함이 나만의 병은 아니겠지!
봄,여름에는 큰 상처도 쉽게 아물었으나
늦가을이 되니 작은 상처도 잘 아물지 않고 오래가며 덧나기도 하네.
이 가을 내 마음의 상처를 쉽게 아물게 하는 명약을 찾아야겠네.
아니면 상처를 덜 받도록 견고한 껍질로 몸과 마음을 감싸고 싶으나
옹고집 불통 노인이 될가? 이것도 걱정이 되네.
우리 각자 마음의 상처를 덜 주고, 덜 받으며 건강하게 자기 관리 잘하여
김형석 교수님 처럼 시월의 마지막 날을 오랫동안 유지해 보세.
사링하는 친구들 다들 그렇게 되길 이 몸이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8. 10. 25. 15시경
동기 법대생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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