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07] 눈먼 기관차 대한민국호
조지 오웰 '1984'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의 배경인 '오세아니아'는
2차 세계대전 후 세 나라로 재편된 세계의 한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진실성(眞實省)'의 역할은 역사를 수정하는 것이다.
공산당의 무오류를 입증하기 위해서, 몇 년간 전쟁하던 나라와 동맹국이 되고,
동맹국과 전쟁하게 되면 해당 국가들에 대한 과거의 모든 적대적 발언은 우호적 선언으로,
우호적 발언은 적대적 메시지로 수정하는 것이다.
2등 공산당원으로서 '진실성'의 직원인 주인공 윈스턴은 모든 국민을 전방위로 옥죄는 당을 증오하지만
진실성에서 '과거를 수정하는' 작업을 그나마 자기 능력의 배출구로 즐긴다.
때로는 과거 조작에 멋진 창의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창의력이 뛰어난 당원은 경계당하다가
결국 숙청되기 때문에 적절히 자제한다.
문재인 정부를 지켜보니
독재 정권은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물을 원하지 않는다.
창의적 인물은 정부의 정책을 맹목적으로 집행하기보다는 우수한 정책으로 성과를 내고 싶어 하니까.
독재 정권은 어떤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까를 고심하지 않고 국민의 맹목적 지지를 요구한다.
드루킹 사건 특검이 시작되는 시점에 문 대통령은
드루킹 사건의 주역 중 한 명인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을 정무비서관으로 사실상 승진시켰다.
이런 일을 태연히 하는 정부라면 무슨 일을 삼가겠는가?
전임 대통령이 국민의 국가관을 바로잡기 위해서 지시한 국정교과서 집필을 뒷받침한 사람들이 수사를 받고,
국고 7200억원을 들여서 새것처럼 정비한 원전(原電)을 아무런 설명 없이 폐쇄한다.
이미 나라를 비틀거리게 하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더 강력하고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고 인사까지 단행했다.
쿠데타식 언론 장악, 사법부·검찰·경찰 힘 빼고 길들이기,
내각 역할 축소, 국민의 지력을 저하시키는 교육, 약탈적 증세,
국민의 성취 의욕을 꺾는 복지 정책,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개헌 시도,
그리고 전 정권 실력자들을 모조리 산 미이라로 만드는 '적폐 청산'.
이 무시무시한 정책들이 아무런 논의 과정 없이 발표와 함께 시행된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 국민은 세기적 쇼의 관객일 뿐이고
정부가 지정한 국가 유공자가 누구이며 어떤 공로가 있는지, 사실은 국가 전복 세력인지조차 알 길이 없다.
대한민국호는 국민을 인질로 싣고 정차역 없이 달리는 눈먼 기관차다.
2004년에 중국에서 친구가 살던 대학교 사택을 몇 번 방문했는데,
15층의 아파트에 엘리베이터 운전자가 있었다.
늘 시무룩한 표정의 그 여성은 주민이 엘리베이터에 타면
끝에 솜과 헝겊을 감은 한 자 가량의 막대로 숫자판 위의 해당 층을 눌렀다.
주민과 그 여성의 사이에는 미미한 눈인사도, 미소의 교환도 없었다. '사회주의식 완전 고용'의 민망한 얼굴이었다.
우리나라 일자리가 태풍에 날아가듯 사라져가니까 어느 날 정부가 모든 고층 건물 소유주에게
엘리베이터마다 3교대로 엘리베이터 운전사를 고용하라고 명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실없는 걱정도 해본다.
정부는 일자리를 쓸어가는 경제정책을 수정하거나 되돌릴 생각은 하지 않고
복지 지원금으로, 그리고 정부의 직접 고용으로 해결하려고 하니 재앙으로 돌진하는 꼴이다.
요즘 우리 정부의 고용 계획을 보면 정말 그 많은 신규 채용자에게 주어질 일감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는 규제를 혁파하면 규제를 담당한 공무원들이 할 일이 없어져서
규제 혁파를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허탈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정부는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를 전부 무인(無人) 징수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연 2000억원의 사회 편익 효과를 낼 계획을 세웠으나
현재의 징수원 수천 명이 실직하게 되는 문제 때문에 백지화했다고 한다.
현 경제 상황에서는 무인 시스템 도입이 톨게이트 징수원들에게
현재보다 양호한 직장으로 갈아타는 전기(轉機)가 될 가망은 없다.
지금처럼 최저임금 인상으로 무수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긴축, 폐업하고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 근로시간 단축으로 수많은 업체의 생산성이 추락하면
우리나라는 다시 신용 불량 사회, 불신 사회로 후퇴하지 않겠는가.
미국의 1930년대 대공황기를 배경으로 하는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보면
미국 중서부 지역의 농민들이 가뭄과 은행 차압에 쫓겨서
고물차에 몸을 싣고 정든 땅을 떠나 일자리가 있다는 캘리포니아로 물결처럼 몰려간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일자리는 과일 수확철의 며칠간 과일 따기가 전부였다.
이 서럽던 오키들(okies·오클라호마 촌뜨기)은
정부의 적극적인 시책과 자신들의 노력으로 이제 모두 캘리포니아의 중·상류층이 되었다.
이 정권은 우리 중산층의 하락을 방관하는 것인가, 조장하는 것인가.
[101] 문 정부의 일등 국민은 白手?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의 재치와 지혜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등 경제정책이 시행 1년을 맞았다.
결과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리고 대부분 국민들도 예측했던 바대로이다.
속속 폐업하는 동네 식당, 직장은커녕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들어진 청년들, 오르는 물가,
짓눌러 오는 생계 불안….
그리고 이 참담한, 예측했던 경제정책의 실패를 무한정 세금을 풀어 메우니 비어가는 나라 곳간.
그런데도 이 정부는 미안한 기색도 없고 궤도 수정을 고려하는 기미도 없다.
이렇게 경제가 피폐해 가니 안타까운 것과 별개로 너무나 의문스러운 것이
이 정부는 왜 이렇게 나라를 가난하게 만들려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한 나라의 통수권자가 되면 당연히 자기 나라가 강성해지기를 원할 텐데 왜 나라를 짜부라뜨리려는 것일까?
지금이라도 선회하면 상당 부분 회복이 가능할 텐데….
정말 북한과 '형제처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남한의 경제를 우리 GDP의 2.4%라는 북한 규모로 축소하려는 것인가?
그러다가 최근에 그 해답(?)이 떠올랐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한 '70~80년대의 실상'이란 글에서
"요즘 취직 못한 애들이 뭉가 빨듯이"라는 구절을 보고
'뭉가'는 젊은 세대가 쓰는 약어나 은어일 텐데 도대체 뭘까, 마약 흡입기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이어 그것이 70~80년대 대학생들이
'의식화' 유행에 휩쓸려 반독재, 반미를 부르짖었던 것과 같다는 말을 읽고, 머릿속에 섬광이 비치는 듯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경제가 나빠 취직도 안 되고 살기 힘들면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나쁜 경제정책 때문인 줄 모르고 문 대통령에게 매달리며 구원을 바란다는 말이 아닌가?
그렇다면 문 정부의 목표는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어서 틀어쥐는 것?
아, 생각만 해도 오한이….
일찍이 나폴레옹은 정권을 장악하고 교육을 보급했기 때문에
그 교육으로 눈뜬 국민에게서 독재자로 배척을 받았다고 하고,
사실 이승만이나 박정희 대통령은 국민에게 자유와 번영을 선사해서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로부터 '독재자' 칭호를 얻었다.
반면에 '김씨 왕조'는 모진 폭정과 혹독한 '사상총화'로 3대째 절대군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언젠가는 눈을 뜬다.
링컨 대통령은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고, 일부 사람은 늘 속일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을 늘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카톡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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