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방황

하나님의 침묵

여풍2 2023. 10. 26. 14:04

하느님은 침묵 중에 계십니다.

 

그리고 침묵 중에 일하십니다. 

십자가에 예수님을 내어버리실 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침묵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죄를 지고

예수님이 죽으실 때 하느님은 침묵하셨습니다.

하루살이 곤충에도, 들에 핀 잡초 하나에도, 

하느님의 뜻이 있습니다. 서로 조화를 이루기에 서로에게

유익을 주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똑같이 감옥에 갇힌 어떤 사람은 감옥의 먼지나 

열악한 환경을 헤아리며 불평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밤하늘의 별을 세며 꿈을 꾸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지난 과거의 불행과 실패, 일어나지도 않은 

염려를 붙잡고 있고,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기쁨을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앙인이란 우리 삶의 먼지를 헤아리고 불평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며 새로운 희망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찰스 베어드(Charles A. Beard) 라고 하는

유명한 역사가가 있습니다. 역사가 찰스 베어드는 

꽃이 꿀벌에게 꿀을 빼앗기는 그 순간에도 

하느님은 수정의 신비를 주신다고 했습니다.

밤이 어두울수록 하느님은 별을 더욱 빛나게 하십니다.

나는 특히 Mark Miller 교수가 작곡한 

“I believe(나는 믿네)"라는 노래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는 1945년 독일 유태인 수용소 지하실 벽에서 

발견된 다음과 같은 낙서였습니다. 그 글은 어느 무명의

한 유태인이 죽음을 앞두고 벽에 쓴 글이라고 합니다.

I believe in the sun, even when it's not shining.
(나는 태양이 비치지 않을 때에도 태양이 있는 것을 믿는다.)

I believe in love, even when I don't feel it.
(나는 사랑을 느낄 수 없을 때에도 사랑이 있는 것을 믿는다.)

I believe in God, even when God is silent.
(나는 하느님께서 침묵하실 때에도 하느님께서 살아 계심을 믿는다.)

고통 중에 부르짖는 욥의 기도도 침묵하시는 하느님께 

부르짖는 내용입니다. 하박국의 기도도 불의한 일들에

대하여 침묵하고 계신 하느님께 부르짖는 절규입니다.

우리는 너무 호들갑을 떱니다. 

하느님의 침묵에 못 견뎌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침묵은 절망이라고 단정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침묵이십니다. 하느님은 침묵 중에

계시지만 역사는 도도하게 흘러갑니다. 

하느님이 돌리시는 역사의 맷돌은 

비록 천천히 돌아가지만 정확하게 돌아갑니다.

하느님의 하시는 일은 지금은 보이지 않고

들을 수 없지만, 지나고 뒤돌아 보면 세심하게 하나하나 

섭리 가운데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도 세상은 부조리하고 혼란합니다. 

정직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고난을 받고 

불의한 자들이 큰소리치고 활개를 치는 오늘이지만,

하느님은 여전히 침묵 중에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습니다.

침묵 중에 섭리하시고, 침묵 중에 간섭하심을...

▶ 글쓴이; 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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