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렌토의 세 남자 ♬
아니면 그림처럼 늘어선 아말피 해안, 코스티에라 아말피타나의 절경에 취해가며 구불거리는 절벽도로가 주는 죽음의 공포를 곡예 운전으로 돌파하는 방법이다 (이것도 여러모로 아찔하다).
막막한 고민은 한 순간에 사라진다. 지중해의 평화와 고요, 아련한 동경을 상징하는 천국의 땅 소렌토에 드디어 ‘기착’한 것이다.
그는 이 동네에서 가장 비싼 호텔인 비토리아(Grand Hotel Vittoria Excelsior)의 스위트룸에 묵었는데, 하필이면 그 방은 20세기의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 1873 – 1921)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었다. 발코니와 개인정원이 딸린 최고급 룸이었지만 루치오 달라는 이 곳에서 뜻밖의 멜랑콜리와 마주한다.
‘카루소 Caruso’이다(1986년 발표). 달라는 뮤직비디오에서 이 음악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엔리코 카루소는 20세기 초 이탈리아 최고의 테너이다. 나폴리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길거리 가수로 캐리어를 시작했지만 입지전적인 성공을 거두며 곧 밀라노에서도, 신대륙 미국에서도 최고의 성악가가 된다. 역사상 최초의 골든 디스크(백만 장 이상 판매기록)를 가진 것도 그였다.
달라의 노래는 소년 카루소의 사랑과 실연, 미국 진출, 거기서 느낀 노스탤지어 등을 담고 있다. 루치오 달라 특유의 음유시인처럼 읊조리는 노래 위에 쓰디 쓴 남부 이탈리아의 ‘찐득한’ 에스프레소처럼 쏟아지는 높은 음의 후렴구가 유달리 애절하다.
파바로티와 루치오 달라는 모두 중부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 주 태생이다. 그들이 나폴리를 찾아 남부 이탈리아가 낳은 역사상 최고 테너의 생을 소재로 한 칸초네를 불렀다. 그것도 황홀한 지중해의 소렌토 앞바다에서.
https://youtu.be/vsyg-oZx5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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