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과 취미

푸르른 날

여풍2 2022. 9. 27. 10:18

 

 

<푸르른 날>​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날이 가장 좋을까?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닌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 아닐까? 오늘 하늘을 쳐다보니 눈이 부시도록 너무나 푸르렀다. 내일은 저 푸른 하늘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은 누구일까?   나의 마음속에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오늘 같이 너무나 맑고 푸르른 날 그 사람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함께 하지 못함은 함께 하고픈 마음으로 더욱 그 사람이 그리워질 뿐이다.

 

​시간은 흘러 푸르른 날도 다 지나가고, 이제 그리운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고, 그리워하는 시간도 많이 남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시간이 다 지나가기 전에 실컷 그리워하는 것마저 잃지 않게 되길 바랄 뿐이다.​

 

그는 그 자리에서 나는 이 자리에서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언젠가 이생을 마치면 아름다운 그리움도 끝이 나리라.​ 그러니 오늘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날에 그를 더 많이 그리워하자. 그리움은 나의 존재의 지나온 흔적이며 남기고 갈 발자취일지도 모른다. 그 흔적과 발자취에는 그와 함께 했었다. 모든 존재는 그렇게 그리움을 남긴다.

 

 

가을 시 감상 - 서정주 시, 송창식 작곡 &lt;푸르른 날&gt;

푸르른 날 -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꽃자리 초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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