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이는 봄바람에 기운없이 떨어져 버린 그 꽃잎들처럼
떨어져 나가버린 그 꽃 같던 사랑을 너와 나는 못내 아쉬워했다.
또 다른 봄이 오고 꽃잎이 흩날리면
나는 우리 였던 시간 안에 잠겨 이따금 너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 찾아온 이도 저도 아닌 그 마음을 감당할 길도 답도 없어
나는 시 쓰는 법을 배웠다. 시를 쓰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봄이 오면 자꾸만 나를 후회하게 되었다.
몇번의 봄이 돌아오고 나는 도저히 방법을 알수가 없었다.
너를 보면 지난 겨울 단단히 채웠던 그 마음이 무너졌다.
나는 너를 썼다, 우리를 쓰고 그 시간을 썼다.
너는 어느새 내게 네가 아니라 그 여자가 되었다.
어설프고 아쉽기만 했던 나의 지난 날들은 빛 바랜 분홍빛으로 내게 남았다.
손을 대면 눈을 감으면 아른하고 아련하게 느껴지는
그러한 색으로 그 여자는 내게 남았다.
몇 번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봄이 오고 가고 이듬 해 봄이 왔다.
여고시절 / 이수미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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