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5월 -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시
김광식 화조화(花鳥畵) -만물이 소생하여-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일컬음은,
화중 왕(花中王)으로 불리는 모란이 풍염(豊艶)한 자태를 뽐내며
기품있고 탐스러운 개화(開花)로 5월의 정취(情趣)를 한층 풍성하게 하여줌이다.
“꽃은 아름다우나 나비가 그려져 있지 않으니 분명 향기가 없을 것이다.”
신라 선덕여왕과 모란꽃 그림에 얽힌 일화가 삼국사기에 실려 있어 흔히들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가 있습니다.
또한 모란은 꽃말이 그렇듯 ‘부귀(富貴)’를 나타내는 꽃으로,
모란병풍을 만들어 왕실의 혼례인 가례(嘉禮)와 종묘제례 같은 길례(吉禮) 때 사용되었고,
시집갈 때 혼수 속에 모란꽃 무늬가 수놓아진 원앙금침 베개가 있었고, 국보98호 고려청자에도
모란꽃 문양이 장식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목단[tree peony,모란]
김영랑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란 시가 생각이 난다.
1959년에 나온 가수 김성옥의 대중가요도 있다.
1934년 4월 『문학(文學)』 3호에 발표되었고, 이듬해 시문학사(詩文學社)에서 간행된
『영랑시집』에 재수록된 이 작품은 12행시로, 모란이 피기까지의 ‘기다림’과 모란이 떨어져버린
뒤의 ‘절망감’이라는 이중적 갈등을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슿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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