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터진 '만두' 이야기
- 城밖 인왕山 자락엔 세칸 草家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간다~
- 이 貧村 어귀엔 길갓집 툇 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놓고 '만두'를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다
쪄낸'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둔다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를 빚고
- 손님에게 '만두'를 파는 일을 혼자서 다하는 만두가게 주인은 '순덕 아지매'다~
立冬이 지나자 날씨가 싸늘하다.
-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어린 남매가 보따리를 들고 만두가게 앞을 지나다 추위에 곱은 손을
- 솥뚜껑에 녹이고 간다~
어느날 '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 '피'를 장만해서 나왔더니 어린 남매는 떠나고 없고~
- 얼핏보니 솥뚜껑위의 '만두 하나가 없어진것 같아 남매가 가는 골목길을 따라갔다
꼬부랑 골목길을 오르는데 아이 울음소리가 났다~
- "그 男妹였다" 흐느끼며 울던 누나가 목멘 소리로 말했다 .
- 예닐곱 살쯤 되는 男同生 이 答했다. “누나야 잘못 했다. 다시는 안 그럴게"
- 담 옆에 몸을 숨긴 '순덕' 아지매가 남매를 달랠까 하다가 더 무안해 할 것 같아 가게로 내려와 버렸다.
이튿날도 보따리를 든 남매 가 골목을 내려와 만두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 누나가 엽전 한닢을 툇마루에 놓으며 중얼거렸다~
- 어제 아주머니가 안 계셔서 외상으로 만두 한개를 가지고 갔구먼요~
어느날 저녁나절 보따리를 들고 올라가던 남매가 손을 안 녹이고 지나치길래 '순덕' 아지매가 불렀다~
- “얘들아! 속이 터진 만두는 팔 수가 없으니 우리 셋이 먹자꾸나.”~
누나가 살짝 미소 지으며 “고맙습니다만 집에 가서 저녁으로 먹을래요” 하고는
- 동생 손을 끌고 가면서~ “얻어 먹는 버릇 들면 진짜 '거지'가 되는거야 ” 한다
어린 동생 달래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찬바람에 실려 내려와 '순덕' 아지매 귀에 닿았다~
- 어느날 보따리를 들고 내려 가는 남매에게 물었다~
“그 보따리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 거냐고 ”~
누나는 땅만 보고 걸으며 '할머니 심부름 가는거예요' 메마른 한마디뿐이다~
궁금해진 '순덕 아지매'는 이리저리 물어 알아냈다
얼마전에 西村에서 반봉사 (장님)에 가까운 할머니와 어린남매 세食口가 이리로 이사와
- 궁핍하게 산다는 것을 알았다~
할머니 바느질 솜씨가 워낙 좋아 鐘路通 포목점에서 바느질거리를 맡기면
- 어린 남매가 타박타박 걸어서 '자하문'을 지나 종로통까지 바느질 보따리를 들고 오간 다는 것이다~
남매 아버지가 죽고 나서 이듬해 또 어머니도 동생을 낳다가 이승을 하직했다는 것이다~
응달진 인왕산 자락 빈촌에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다~
남동생이 만두 하나를 훔친 그날 이후로 남매는 여전히 만두가게 앞을 오가지만,
- 솥뚜껑에 손을 녹이기는 고사하고 고개를 돌리고 外面하고 갔다~
만두가게 주인 아줌마가 물었다 “너희 엄마 이름이 '봉임'이지 '신봉임'이지"
- 어느날 '순덕아지매'가 지나가는 남매에게 묻자 깜짝 놀란 남매가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봤다~
아이고 봉임이 아들 딸을 이렇게 만나다니~
- "천지신명님 고맙습니다.” 남매를 껴안은 순덕 아지매 눈에 눈물이 고였다~
- “너희 엄마와 나는 어릴 때 둘도없는 친구였단다~
우리 집은 찢어지게 가난 했고 너희 집은 잘 살았다
- 인정 많은 너희 엄마는 우리 집에 쌀도 퍼다 주고 콩도 한자루씩 갖다주곤 했단다
그날 이후 남매는 저녁나절 올라갈때는 꼭 만두가게에 들려 속 터진 만두를 먹고
- '아지매'가 싸주는 만두를 할머니께 가져다 드렸다~
'만두' 주인이 관청에 가서 호적부를 뒤져 남매 어머니 이름이 '신봉임' 이라는 걸 알아냈고
- 그 이후엔 만두를 빚을 때마다 몇개는 아예 "피"를 찢어 놓았다고 한다....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를 읽는것도 '힐링' 이 아닐까요?
- 오늘도 즐거운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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