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과 취미

양산도 ㅡ 김옥심

여풍2 2019. 2. 8. 07:04

                   

                                                    을밀대에서 본 대동강 모란봉, 부벽루, 능라도


 

 

양산도 ㅡ 김옥심 

에헤 에이 에 ~
양덕 맹산 흐르난 물은 감돌아 든다고 부벽루하로다
삼산은 반락에 모란봉이요 이수중분이 능라도로다
   
에헤 에이 에 ~
청사초롱에 붉 밝혀 들고 잊었든 낭군이 다시 찾어 온다

에라 놓아라 아니 못 놓겠네 능지를 허여도 나는 못 놓겠네

 

에헤 에이 에 ~
산이 캄캄 재봉춘이요 시냇가 강물변에 봄바람 분다

삼산은 반락에 모란봉이요 이수중분이 능라도로다

 

에헤 에이 에 ~

검은고에 청시춘하니 길손이 가는 걸음 멈추나 왜 멈추나

가노라 가노라 내가 돌아가누나 더덜덜거리고 내가 돌아간다

 

양덕, 맹산은 평안남도의 깊은 산골마을이다.

대동강의 지류가 흐르는 곳이다.

하필이면 왜 맹산과 양덕인지? 허나 그건 저들의 특권이다.

그런 맛에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지도 모를 일이다.

 

맹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남으로 흘러 양덕 쪽에서 오는 물줄기와 합류하면서

대동강 제일 지류인 비류강을 이룬다. 비류강은 서쪽으로 백여리 더 흘러 

대동강 본류를 만나면서 남으로 남으로 평양을 향해 흘러가는 것인데......

낭림산맥, 묘향산맥 그리고 언진산맥 등의 빼어난 산세의 정기를 머금고

장장 여리를 유유히 굽이 돌아 흘러 내린 대동강물은 역사의 향기 은은한 고도

지나며 저 수려한 경관을 빚어 낸다.

 

"양덕 맹산 흐르난 물은 감돌아 든다고 부벽루下로다.
三山은 半落에 모란봉이요 二水中分이 능라도로다."

(양덕 맹산에서 흘러 온 물은 부벽루 밑으로 감돌아드는데,

삼산은 반이나 구름 속에 묻힌 위로 모란봉이 있고,

두 줄기 갈라지는 강물 위에 능라도가 떠 있도다.)

 

'하늘이 내린 소리' 김옥심님의 절창이다.

노래가 슬픈 듯 흥겨웁고 한껏 멋을 부리면서도

속으론 한이 흐른다. 

부르는 이나 듣는 이나 춤사위를 내지 않곤 못 배기는

마력을 지닌 사설이요 가락다. 



"조선 8도에 이보다 더 소리를 잘하는 명창은 없으리라."

"이는 하늘이 내린 소리다. 더 이상의 소리는 없다."

 

이렇게 당대 명창들조차도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는

저 '하늘이 내린 소리'는 아쉽게도 이제 다 흘러갔지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님의 노래소리는 언제까지고

민족의 가슴에 남아 그 향기를 더하리라 생각해 본다. 

 

창부타령 ㅡ 김옥심 

 

아니 아니 노지는 못허겠네
추강월색 달 밝은 밤에 벗 없는 이 내 몸이
어둠침침 빈방 안에 외로이 홀로 누워
밤은 적적 야심토록 침불안석에 잠 못 자고
몸부림에 시달리어 꼬꼬닭은 울었으니
오날도 뜬눈으로 새벽맞이를 허였구나
얼씨구나 지화자 좋네
아니 노지 못허겠네

 

어아 아니 노지는 못허겠네

어지러운 사바세계 의지할 곳이 바이없어
모든 시름을 잊으랴고 홀로 일어서 배회할제
만뢰는 구적헌데 귀뚜라미 슬피 울어
다 썩구서 남은 간장을 어이 마저서 썩이느냐
가뜩이나 심란헌데 중천에 걸린 달은
강심에 잠겨 있고 짝을 잃은 외기러기
운소에 높이 떠서 처량헌 긴 소래로
짝을 불러서 슬피 우니 춘풍호월 저문 날에
두견성도 느끼거든 오동추야 단장시에
차마 어찌 들을것가
얼씨구나 디리리리....
태평성대가 여기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