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만상

? 젖은 落葉은 되지 말자.

여풍2 2018. 11. 15. 13:58

? 젖은 落葉은 되지 말자.

우아하게 늙은 것은 모든 노인들이 바라는 이상이다.

하지만 '노인 4고(苦)'라는 말이 있듯이 노인들에게는 십중팔구가 늘그막에 바라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병고(病苦),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무위고( 無爲苦)가 그것인데 만일 이중에 어느 하나에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면

그는 축복을 받은 노인이다. 

일찍이 '공자'는 노년이 되면 모든 욕심의 유혹부터 뿌리쳐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이 말 속에는 노욕(老慾)은 노추(老醜)와 직결이 된다는 의미가 함축이 되어 있어서

여기에 '노욕'이라는 불청객이 5고(苦)로 하나 더 추가된다.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존 맥아더' 목사는 노인들의 삶을 이렇게 말했다.


“단지 오래 살았다는 것만으로 늙은 것은 아니다. 

사람이 나이들면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지만 말년에 꿈마저 버린 사람은 대신 마음의 주름살이 생기는 것이기에 노인 세대는 ‘지금도 할 수 있다.’는

꿈까지 버려서는 안된다.”

그러니까 남은 인생 여정을 살아갈 우리들 노인들도 국가나 사회가 주변에서 무엇을 해주기만 바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인가 할 일을 찾아 해야 하는 쪽으로 삶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노인들에게 엄숙한 충고를 던진다면 어떤 일을 해보기도 전에 체념부터 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 옛 조상들은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던 노인들의 경륜을 지혜로 받아들였다.

'정약용'의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보면 '걸언례(乞言禮)'라는 제도를 시행하였던 내용이 나온다.

고을 안의 80 이상 노인들을 국가 기관에 초대하여 윗자리에 모시고 잔치를 베풀고 노인들의 발언을 통하여 백성들이 당하는

괴로움이나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해서 좋은 의견이나 지적이 나오면 시정할 방법을 전해 들었다.

80 넘은 노인들은 두려움이나 이해 타산이 없이 거침없이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이 되었던 제도인 것 같은데

현재는 노인들이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부담만 주는 귀찮은 존재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서글픔이 밀려온다. 

일본의 주부들은 직장에서 정년 퇴직하고 집안에 죽치고 들어앉아 있는 늙은 남편을

‘누레 오치바(濡れ 落ち葉)’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말로 ‘젖은 낙엽’이라는 뜻이다. 

마른 낙엽은 산들바람에도 잘 날아가지만, 눌어붙으면 빗자루로 쓸어도 땅바닥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누레 오치바’라는 말은 정년 퇴직한 후의 늙은 남편을 부인이 밖으로 쓸어내려 해도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니

부담스러운 존재라는 뜻이나, 당사자인 노인들에게는 심히 모욕적인 표현이다.

노령 인구가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을 하면 ‘젖은 낙엽’ 신세의 노인들은 앞으로도 대폭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노인들도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독일이 낳은 위대한 문호 '괴테'는 74세 때 19세 소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그러니 노인들이여, 늙었다고 절대 기죽지 말고 체념하지도 말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꿈까지 잃으면 젖은 낙엽 신세로 전락하여

외롭고 긴 인생 여정의 막다른 길로 내몰리게 된다. 인생의 빛깔은 아침보다 황혼이 더 찬란한 법이다.

[카톡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