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만상

[물가에 뿔난 1020]알바 잃고 생활비벌이 전전.."햄버거 못사 삼각김밥 끼니"

여풍2 2018. 11. 14. 13:06

[물가에 뿔난 1020]알바 잃고 생활비벌이 전전.."햄버거 못사 삼각김밥 끼니"

대학생·취준생,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알바 구하기 힘들어
용돈 부족으로 먹거리 구매 부담…모든 가공식품·외식 가격↑


올해 들어 생활물가가 치솟고 있다.

쌀, 우유 등 기본 식재료가 되는 식품부터 음료, 스낵, 떡볶이 같은 간식거리에 외식비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인상 소식이

들린다. 가격인상을 주도한 기업과 고용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실제 최저임금은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됐다. 두 자릿수 인상은 최근 10년새 올해가 처음이다. 그만큼 고용주들의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가격 인상을 가장 크게 체감하는 소비층 중 하나는 주머니가 얇은

10~20대다. 올해 가격을 올린 품목들 대부분이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1만원 이하 먹거리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초ㆍ중ㆍ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고 있는 소비층으로 꼽힌다.

D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중인 김민정 씨는 4시간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알바)를 한다.

8시간 근무했지만, 사장이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인건비가 부담된다며 근무시간을 줄여서다. 생활비가 쪼그라들면서

먹거리 구매도 자연스레 끊게 됐다. 편의점에서 가져오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기 일쑤다.

김 씨는 "최저임금이 올라 알바 자리를 구하기도 힘든데 물가는 왜 이렇게 뛰는지, 1만원으로는 하루가 아닌 한끼도 버거울

때가 많다"면서 "햄버거, 김밥부터 자주가는 동네 백반집 가격까지 다 오른 탓에 먹거리비용 부담이 가장 힘들다"고 울분을

토했다.

생활물가 인상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취준생) 등 20대 청년층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 일자리에서 밀려나거나 근무시간이 줄고, 알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현실에서

치솟는 물가는 더욱 가혹하게 체감될 수 밖에 없어서다. 더욱이 사상 최대 실업률로 청년층 부채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취약 계층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시행된 제도가 이들을 옥죄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르바이트 모습.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14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즉석밥 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11.3%로 조사 대상 품목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어묵(10.9%), 설탕(8.9%), 오렌지주스(8.2%), 우유(6.3%), 콜라(4.1%) 등의 상승률도 높았다.

국수(3.6%), 참기름(3.6%), 시리얼(3.6%), 간장(3.4%), 밀가루(2.1%) 등의 가격도 올랐다.

30개 품목에서 1년 전과 가격 비교가 어려운 4개 품목을 제외한 26개 품목 중 절반 이상인 19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서울 중구에 사는 대학생 김진수 씨는

"가공식품값 대부분이 올랐는데 특히 자취생의 필수품인 즉석밥이나 즉석식품 등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면서

"최근에 우유와 즉석밥, 김치, 햄 등을 구매했는데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5%가량은 더 지출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부모님과 같이 사는 대학생 고은영 씨는

"취업 준비 때문에 알바할 시간이 없어 부모님께 카드를 받아 생활한다"면서

"당장 부모님도 힘들기 때문에 한 끼에 7000~8000원 하는 밥을 사먹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혼자 자취하는 대학생 김지호 씨는

"자주 시켜먹던 치킨 한마리 가격은 2000원씩 올라 1만원이 넘고, 2000원가량의 배달비가 붙는다"면서

"일반 식당은 1인분 배달은 안되고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하는데 순두부ㆍ된장찌개 등의 가격이 최근 1000원씩 올라

8000원에 달해 주문횟수를 많이 줄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생들이 많이 모인 커뮤니티에도 최근 물가 인상을 겨냥해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ko****은 "경제나 일자리 등을 보면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에 실망을 감추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Ki***은 "요즘 물가 인상을 보면 참 도둑심보 같다"면서

"밀가루 오르고 원유 올라서 빵이고 과자고 오르는데, 원재료가 하락할 때는 왜 가격을 내리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na***은 "정부가 법인세를 올리고, 최저임금을 올리니 기업은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 전가시켜 비용을 메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물가에 대한 반감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일자리ㆍ알바 부족 등에 대해 대통령 지지율로 표현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지난달 25일 기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가 57.0%로 전주 68.5% 대비 11.5%포인트 급락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