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만상

[현대미술의 이해①] “어렵다고요? 당신도 친해질 수 있어요”

여풍2 2017. 9. 30. 11:48

[현대미술의 이해①] “어렵다고요? 당신도 친해질 수 있어요”


문화생활에 관심을 가지는 현대인이 늘어나면서 영화, 음악 등과 더불어 미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나 공연 티켓을 선물하는 경우처럼, 전시회 초대권을 선물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도 미술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 하지만 미술을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그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금도 서울 삼청동이나 인사동 등에 있는 갤러리와 크고 작은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전시들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이를 관람하기 위해 친구, 연인, 가족끼리 전시장을 방문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관람자들은 막상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그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다. 특히 현대미술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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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은 우리와 가까운 곳에 있다. ⓒMK스타일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직접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피카소의 입체파 작품을 보게 되면 감탄보다 당혹감이 앞서는 걸 느낄 것이다. 또한 변기를 그대로 전시한 뒤샹의 ‘샘’과 같은 작품을 보면 현대미술은 그야말로 난해함의 집합체로 다가온다. 현대미술은 무엇이며, 왜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까?

현대미술은 일반적으로 20세기 이후의 미술을 일컫는다. 몇 만년 전 원시미술로부터 시작된 미술의 역사를 가늠해 본다면, 100여년의 시간을 흘러온 현대미술은 아주 짧은 역사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양적인 면에서나 파급효과 면에서 그것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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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현대미술은 난해한 것으로 다가온다. ⓒMK스타일



현대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20세기 이전의 미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이전에는 미술가들이 주로 교회, 왕족, 귀족과 같은 의뢰자의 기호에 부응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 작품들은 종교 교리를 전파하고 역사를 기록하며 권력을 과시하려는 목적이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작품을 보면 직관적으로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에는 미술가들이 스스로의 예술적 자의식을 작품에 담아내려는 욕구를 강렬하게 드러냈다. 따라서 어느 정도 객관화된 코드로 읽어낼 수 있었던 이전 시대 미술에 비해, 현대미술에서는 미술가 개인의 주관적 코드를 읽어내야 한다. 아마도 이것이 현대미술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미술 이해하기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현대미술과 친해지는 방법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미술가들은 자신의 작품 속에 다양한 은유적 의미들을 심어 놓지만 그것을 꼭 그들의 의도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미술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화두를 던질 뿐,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감상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각자가 보고 싶은 대로, 느껴지는 대로 즐기면 된다.

하지만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현대미술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작품을 감상할 때 사람들은 시를 감상하기 위해 시에 담긴 은유적 의미를 생각해보고, 소설이나 영화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미술도 어떠한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알고 나면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다.

미술 작품에 대한 절대적 해석이란 없지만, 관심 있는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거창한 노력 없이도 우리가 원하는 정보에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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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는 미술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판이 비치되어 있다. ⓒMK스타일



일반적으로 전시회장에는 관람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먼저 전시장 입구 등에 비치된 전시 설명판이나 전시장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리플렛(전단)을 유심히 읽어보자. 전시나 작품에 관련된 도록이 준비되어 있는 경우 그것을 읽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굳이 도록을 사지 않아도 샘플로 마련된 책을 볼 수 있으며, 그 안에 수록된 설명문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또한 미술관에서는 일반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전시 설명이 이루어지는데,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교적 쉬운 내용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시간을 맞추는 것은 귀찮을 수 있지만 제대로 즐기기 위해 작은 노력은 필요하다.



[MK스타일] 글・사진 / 임민영 (아트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