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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 교향곡 제 1번 ‘봄’ - Schumann - Symphony no.1 in B-flat major, Op.38

여풍2 2020. 2. 28. 06:28

클로드 모네 〈꽃병〉

클로드 모네 〈꽃병〉

1881-1882, 캔버스에 유채,100.4×81.8cm (1376x1739 )


Schumann - Symphony no.1 in B-flat major, Op.38 - "Spring"


The Buchmann-Mehta School of Music Symphony Orchestra
R. Schumann - Symphony No.1 in B-flat, Op.38 - Spring
conductor - Zubin Mehta

Live at the 2016 Annual Gala Concert - 24.01.2016
Charles Bronnfman Auditorium - The Lowy Concert Hall

Sound - Rafi Eshel
Video - Yoel Culiner


The symphony has four movements:


Andante un poco maestoso – Allegro molto vivace (B flat major)

Larghetto (E flat major)

Scherzo: Molto vivace – Trio I: Molto piu vivace – Trio II (G minor)

Allegro animato e grazioso (B flat major)



슈만, 교향곡 제 1번 ‘봄’ - Schumann - Symphony no.1 in B-flat major - "Spring"


슈만(Schumann, 1810-1856)이 작곡한 교향곡 제1번 일명 '봄'(Spring) 입니다.

슈만은 네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슈만의 교향곡 1번이 완성된 때는 봄 같이 화사한 그의 신혼 시기였습니다.

이 '봄' 교향곡은 슈만의 인생의 봄 노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슈만 교향곡 제 1번 ‘봄’


나는 언젠가 완전히 미쳐버릴 것이다.’ 


슈만은 늘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는 20대 초반이었던 1833년 무렵부터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누나인 에밀리에는 이보다 8년 전에 강물에 뛰어들어 세상을 떠났구요.

슈만은 자신의 몸 속에,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악마’가 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 불안함이 술과 여성 편력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설에는 성병도 앓았다고 합니다.

매독이라는 구체적 병명까지 거론되곤 하지만, 이 ‘설’의 진위를 확인하긴 어렵습니다.

지난해 8월 음악전문지 ‘도이치그라모폰’에 게재된 제레미 니콜라스의 글은,

슈만의 병명을 ‘조울증’으로 지칭하면서 흔히 주장되는 매독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적고 있습니다. 


1840년은 슈만의 인생에서 단 한번 찾아왔던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는 마침내 아름다운 클라라와 ‘합법적으로’ 결혼했습니다.

클라라는 슈만의 스승이었던 피아노 교사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이었다.

슈만이 스승의 집에서 클라라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고작 아홉살이었습니다.


비크는 슈만에게 피아노를 가르쳤을 뿐 아니라,

‘음악신보’라는 잡지를 창간해 낭만주의를 함께 설파했던 ‘음악적 동지’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딸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슈만과의 결혼을 극렬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꼭 나이가 어려서였을까요. 결혼 얘기가 나왔을 무렵, 클라라는 이미 성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아마 핑계였을 겁니다. 비크는 이미 슈만의 ‘정신적 불안’을 눈치챘던 것이 겠지요. 


초상화로 확인할 수 있는 클라라의 미모는 정말 대단합니다.

슈만과 클라라는 법정 투쟁까지 벌여가며 결혼에 골인했지요. 그해가 바로 1840년이었습니다.

슈만은 이듬해 2월에 교향곡 1번 ‘봄’을 완성하지요. ‘봄’이라는 제목은 슈만 스스로 붙인 것입니다. 


이 교향곡을 거론할 때 흔히 등장하는 ‘신혼의 단꿈’이나 ‘봄날의 화사함’ 같은 어휘는

반쪽의 진실을 보여줄 뿐입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조증과 울증을 오가는 슈만의 불안, 현재의 행복이 언젠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불행의 전조(前兆) 같은 것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트럼펫의 힘찬 울림으로 막을 여는 1악장은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금관은 태양처럼 빛나고 현(絃)은 활기찬

리듬을 합주합니다. 목관은 나비처럼 날아다닙니다. 하지만 굵고 낮은 현악기들의 음색은 왠지 쓸쓸합니다. 


1악장 마지막의 폭발적인 고조 이후, 느리고 섬세한 2악장 라르게토(Larghetto)는 교향곡 ‘봄’에서

가장 정제된 악장이지요. 활기 넘치는 3악장 스케르초에서 다시 나비가 춤을 추고, 마지막 4악장에서 바이올린

선율이 잘게 쪼개지면서 춤의 분위기를 이어갑니다. 목관의 음향은 마치 새의 지저귐처럼 들려옵니다. 


그러나 교향곡 ‘봄’의 즐거움은 여전히 불완전합니다. 리듬은 활기차지만 색조는 어둡고, 음악적 구성도 왠지

어수선합니다. 고전과 낭만으로 이어지는 교향곡의 역사에서 이 작품은 ‘수작’이나 ‘걸작’의 반열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당시의 슈만은 상처입은 영혼을 지닌 31세의 젊은이였습니다. 그의 교향적 어법은 아직 설익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44세에 라인강에 몸을 던졌고, 46세에 정신병원에서 눈을 감습니다. 


푸르트뱅글러가 빈필하모닉을 지휘했던 1951년 실황이 역사적 명연으로 꼽힙니다.

엘리아후 인발이 뉴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70년 녹음이지요. 푸르트뱅글러 같은 강렬함이 느껴지진

않지만, 비교적 안정감 있는 연주에 녹음 상태도 좋습니다.              

challea [옮긴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