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 조병기
그 날은 찬바람 불고
눈송이 풀풀 날렸다 골목길 휘돌아 돌다가 낯 익은 이름이 보인다
얼굴들 떠나고 없어도 이야기들은 굴러다닌다 시원한 동태찌게 막걸리 몇 사발 내리는 눈발 속으로 흩어진 시간들을 줍다가 골목길을 묻자하니 그냥 알아서 가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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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동의 밤
네온사인이 찬란했던 무교동의 밤은
사나이들의 우정과 의리가 넘쳐 났었다
땅거미가 내리면서
모여든 주당(酒黨)들의
소곤소곤한 정담이 흘러나오던
골목골목….
40여 년 전 이야기다
재개발 바람은
대폿잔을 놓고 인생을 논 했던
허름한 술집들과 함께
그 시절의 애틋했던 낭만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하도록
멀리 날려 보내 버렸다
제 집처럼 드나 들던 다방 포장마차
낙지골목과 그 속에서
옹기종기 기대며 살던 군밤장수,
구두수선공 연통 수리공…
잘 있으란 말도 없이
그들은 떠나고
번듯하지만,
도무지 정이 들지 않는
고층빌딩들이
그 자리를 점령했다
대화가 끊겨 가는
사람과 사람
정은 타 놓은 지
오래된 찻 잔처럼 식어 가고,
서푼어치 낭만조차 찾을 길 없이
삭막한 지금
과연 현재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통속’할 뿐인데
주변과 단절된 채 이익만을 따지며
웃음마저 잃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손성진 '무교동의 밤' 중에서
![](https://t1.daumcdn.net/cfile/cafe/995F8A335C1FAA6609?original)
무교동 이야기
네온이 하나, 둘 꽃처럼 피어나는 무교로 거리에는 사랑이 흐르네 언제였나, 언제봤나 이름은 몰라도 그머리, 그눈매 웃음머금 눈동자 사랑의 시작이었네 무교동 이야기
네온이 하나, 둘 말없이 꺼져가면 무교로 거리에는 사랑이 멈추네 저기였나, 여기였나 안녕을 하면서 돌아선 뒷모습 눈물어린 목소리 사랑의 끝이었네 무교동 이야기 작사 : 유 호 작곡 : 정민섭 노래 : 정종숙
[출처 : 송 운(松韻)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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