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 花 - 이형기 詩 -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시인 (李炯基 1933~2005) 이형기 시인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16세 때인 진주농림 5학년이던 1949년, 촉석루예술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하면서부터 시인의 길로 들어선다. 당시 2등인 차상에 오른 이가 바로 박재삼 시인. 이런 연유로 평생 가까운 친구가 된 동갑내기 시인 박재삼이다. “이름 한번 불러보자 아아 박재삼! 이왕 갔으니 내 자리도 네 가까이 하나 봐다오” 박재삼 시인의 사망에 애도하며 추모시를 읊었던.... 이형기 시인은 이어 이듬해 <비오는 날>(1949), <코스모스>(1950), <강가에서>(1950)로 잡지〈문예>를 통해 서정주의 추천으로 정식 등단한다. 만 17살의, 최연소 등단기록을 세운 시인이다. “고독과 고통은 시인의 양식”이라고 하던 시인은 11년이란 긴 세월을 뇌졸중으로 투병하면서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으며 부인의 도움을 받아 구술 시작(詩作)을 했을 정도로 시혼(詩魂)을 불사르다 사망한 시인이다. 향년 72세였다. 투병 중에 쓴 시와 잠언을 모아서 낸 시집이 바로〈절벽〉으로 그 동명의 시다. 절벽 - 이형기
아아 절벽! 이라니... 가로막힌 한 생! 죽음을 맞닥뜨린 한 영혼의 처절한 절규가 아닐까! 그의 시의 세계를 논하면, 그 어린 17세에 [문예]지에 추천된 이 시인의 조숙성(早熟性)은 자랑의 대상도, 비난의 대상도 될 수 없는 그의 운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사라짐에 대한 존재론적이며 사회학적 미학의 정점을 보여준 시인이다. 초기에는 삶과 인생을 긍정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미적 감각의 서정시를 쓰고 후기에는 허무주의를 바탕으로 현대문명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감각과 격정을 산문시적인 가락으로 표현했다. “인간이 이 세상에 나서 최고의 일이 시 쓰는 일이지…” 이처럼 시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유달리 강했던 시인 이형기, 후기 시들이 우리나라 본격비평에 의해 평가를 받고 있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작품은 바로 20대 초기에 쓴 서정시로 그의 대표시 <낙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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