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과 취미

작은 꽃 하나

여풍2 2018. 2. 20. 06:54


작은 꽃 하나  

             푸쉬킨(Aleksandr S. Pushkin, 1799-1837, Russian poet) 


작은 꽃 하나 바싹 말라 향기를 잃고
책갈피 속에 잊혀져 있네

그것을 보니 갖가지 상상들로

어느새 내 마음 그득해지네


어디에서 피었을까? 언제?  어느 봄날에
?
오랫동안 피었을까? 누구 손에 꺾였을까
?
아는 사람 손일까? 모르는 사람 손일까
?
무엇 때문에 여기 끼워져 있나
?

무엇을 기념하려 했을까
?
사랑의 밀회일까? 숙명의 이별일까
?
아니면 고요한 들판, 숲 그늘 따라

호젓하게 산책하던 그 어느 순간일까
?

그 남자 혹은 그 여자는 아직 살아 있을까
?
지금 어디서 살고 있을까
?
이미 그들도 시들어 버렸을까
?
이 이름 모를 작은 꽃처럼



                                                               

I Love,  Sergey Gris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