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는, 한밤중에 해골들이 묘지에서 나와 광란의 춤을 추다가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소리에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 버린다는 내용으로, 생상스의 박진감 넘치고 화려하면서도 뭔가 낭만적인 관현악 기법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우리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언젠가 이 곡을 배경으로 경기를 펼쳐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번 듣기 시작하면 언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듣는 재미가 쏠쏠한 명곡이다. 밤만 되면 해골들이 공동묘지에서 정신없이 춤을 춘다는 설정이 섬뜩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공동묘지에 들어오게 된 각자의 사연을 굳이 상상해 본다면 그들의 군무를 연민의 눈으로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행복하게 천수를 누리다 온 이도 물론 있겠지만, 적의 포탄에 병사로 죽은 이도 있을 것이고, 병으로 또는 사고로 죽기도 했을 것이며, 더러는 사기를 당했거나 억울한 누명을 쓴 채 오기도 했을 것이다. 천수를 누리다 온 이는 덜하겠지만, 저 세상에 대한 어떤 일말의 미련이 남았거나, 자신이 사고로 떠난 후 와이프가 곧바로 낯선 놈에게 재가를 갔다거나, 자기를 죽음으로 몬 사기꾼놈이 자기 돈으로 대형 벤츠를 타며 호사를 누리는 꼴에 분노하는 해골이라면 공동묘지에서의 춤을 통해서나마 스트레스를 좀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옮긴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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