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Piano Sonata No.21, Op.53 'Waldstein'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Daniel Barenboim, piano
Staatsoper Berlin
2005
Daniel Barenboim - Beethoven, Piano Sonata No.21 in C major, Op.53 'Waldstein'
1805년 5월 출판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Op.53은 작곡가의 초기 후원자 가운데 한 사람인 페르디난트 폰 발트슈타인(1762-1823) 백작에게 헌정한 곡이다(프랑스에서는 L'Aurore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한 만큼 초판본 서두에 발트슈타인 백작에 대한 헌사가 적혀 있다. ‘영웅 교향곡’과 ‘크로이처 소나타’와 같은 시기인 1803년부터 1804년 사이에 작곡한 이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오케스트라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사운드를 고도로 발전된 작곡 기법을 통해 담아낸 작품으로, 무엇보다도 한 옥타브 밑의 E부터 세 옥타브 위의 C까지의 음계를 사용할 수 있는 피아노가 에라르 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었다.
음역이 확장되고 톤도 한층 깊어졌으며 음조 또한 명료해졌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페달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새로운 악기 덕분에 베토벤은 저역의 폭넓은 오스티나토와 종소리 같은 고역의 타격음, 중역대의 공격적인 트릴을 빈번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피아노 소나타를 통해 매번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보여주었던 베토벤은 비로소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피아노라는 악기에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음향효과적인 측면 외에 악보의 모든 마디마다 배어 있는 진취적이고 모험적인 모습들로 인해 청자들은 소나타 형식을 확장하고자 한 베토벤의 결연한 의지를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작품만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형식과 내용, 표현과 수단, 균형과 연관, 그 어느 것을 보더라도 완벽한 조화를 담고 있는 이 ‘발트슈타인 소나타’는 가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에 있어서 교향곡 3번 ‘영웅’과도 같은 창조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에라르 피아노. 프랑스의 악기 제작자 에라르 세바스티앙(Érard, Sébastien, 1752~1831이 획기적으로 개량한 피아노이다.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베토벤 창작에 있어서 완성과 평형 상태를 보여주는 작품번호 50번부터 60번 사이에 위치한 이 ‘발트슈타인 소나타’의 1악장 전개부 마지막에 등장하는 거대한 상승과 폭발에 대해 피아니스트 에트빈 피셔는 ‘광채를 머금은 태양의 수레를 타고 하늘을 정복한 태양신의 고대 전설’과 결부시킨 바 있다. 저음부의 화음부터 시작하여 고음부의 화려한 폭발까지를 아우르는 첫 주제는 반복적인 화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두 번째 주제가 마치 잔향처럼 두 번 등장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코랄 풍의 E장조로, 후일 슈베르트가 자주 사용한 방법으로서 첫 번째 주제와 3도의 관계를 맺으며 첫 주제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2악장: 도입부. 아다지오 몰토
앞뒤 악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느린 2악장으로 최초로 고안된 것은 1805년 9월에 독립적으로 출판된 <안단테 파보리>(WoO 57)이다. 이후 제자인 페르디난트 리에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장대한 소나타의 구조상 2악장이 너무 길다고 조언한 한 친구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의 아다지오 몰토로 새로 작곡하여 삽입했다. 특히 마지막 화음에서 론도 악장으로 쉼 없이 진행되는 경과구 처리는 베토벤만의 멋진 유기적 창작의 좋은 예라고 말할 수 있다.
3악장: 론도. 알레그레토 모데라토
비르투오소적인 테크닉과 풍부한 상상력, 힘과 서정의 극단적인 대비를 요구하는 마지막 론도 악장의 주제는 이른바 ‘산(山) 사람의 주제’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양손을 통해 그 주제와 음형이 메아리 형식으로 응답하는 모습을 띄고 있다. 왼손이 주제를 빠르게 진행하면 오른손이 끊임없는 트릴로 딸림음계로 연주하는 모습도 그러하거니와, 특히 페달이 가세하여 자연에 울려 퍼지는 듯한 모방과 반향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전적인 형식을 넘어서서 최고의 환희를 표현하고자 한 베토벤의 뜨거운 마음은 황홀한 아르페지오와 승리감에 가득 찬 듯한 프레스티시모 코다의 격렬한 운동감이 빚어내는 음향적, 감정적 황홀경에 의해 더욱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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